폭스바겐의 만우절 장난치고는 좀 심했습니다.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독일기업 그것도 대표기업중 하나인 폭스바겐의 만우절 장난질이 독일증시 최고가 경신에 일조했고 또한 폭스바겐 주가는 폭스바겐의 만우절 거짓말을 진실로 받아들인 투자자들 덕택에 무려 9%가까이 급등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 오른 1만5008.61로 장을 마쳤습니다. DAX30 지수가 1만5000포인트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이날 주가 상승은 폭스바겐이 미국 사업부의 이름을 전기차를 연상시키는 '볼츠바겐'으로 바꾼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날 폭스바겐 주가는 9%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폭스바겐 홈페이지에는 폭스바겐의 사명을 볼츠바겐으로 바꾼다는 보도자료가 올라왔습니다. 보도자료는 잠시간 게시된 이후 삭제됐지만, 직후 관련 뉴스와 트윗이 쏟아졌고 의혹이 난무한 와중 폭스바겐 관계자는 당시에는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이튿날 미국 폭스바겐의 웹사이트에 다시 한번 자료를 업로드해 "사명을 볼츠바겐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공식적인 사명 변경은 5월부터 이뤄진다"고 확인되었습니다. 자료엔 스캇 키오 폴스바겐 CEO가 "우리가 K를 T로 바꿀지는 몰라도,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브랜드의 열정만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 내용도 담겨있었습니다.
하지만 WSJ, CNBC 등 유력 매체들이 잇따라 관련 뉴스를 보도하는 등 사태가 커지자 폴스바겐은 진화에 나섰습니다. 의도와 달리 대다수 매체가 이를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자, 독일 본사에서 미국 지부로 만우절 캠페인을 중단하라는 연락을 보냈고 이날 마이크 톨버트 폴스바겐 대변인은 언론에 이메일을 보내 "사명 변경은 없다"며 "만우절 장난이었다"고 공식적인 사명 변경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CNBC는 "사실확인을 하려 수없이 연락했던 여러 기자들에게 관계자가 거짓말을 했다"고 폭스바겐의 대응방식을 비판했습니다.
WSJ도 이번 사태에 대해 "폭스바겐의 문제는 만우절 장난으로 주가를 실제 움직였다는 것"이라고 강학게 비판했습니다. 첫번째로 올라왔던 자료를 잘 해명했다면 쉽게 가라앉았을 문제를, 2차로 자료를 내 확인하는 바람에 해당 뉴스를 확신한 주식시장이 크게 반응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폭스바겐의 이같은 거짓말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미국 증권법은 상장기업이 시장에 진실된 정보만을 말하도록 규정합니다. 만약 회사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을 하는 경우, 해당 진술을 기반으로 주식을 거래한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일했던 카일 드영 변호사는 "회사들이 만우절을 기념해 허위 발표를 하는 전통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보통은 아주 하찮거나 명백하게 허위인 정보를 발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폭스바겐 사명 변경 사태에 대해 "현재 약간 특이한 상황"이라며 "SEC가 폭스바겐을 불러 몇 가지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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