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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국민연금이 동학개미의 반발에 손을 들은 것일까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보유 비율 목표치를 결국 재조정하면서 올 초부터 순매도를 이어온 국민연금의 매도세가 진정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한도상향이 반드시 좋다고만 볼수는 없을것입니다. 전체적인 시장 조정이 닥친다면 더 큰 충격을 받을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국민연금은 9일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전체 자산 중 국내 주식 비율을 현행 기준보다 높이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는 전략적 자산 배분을 고려한 국내 주식 비율 허용 범위가 목표치(16.8%)의 +-2%인데 +-3%로 1%포인트 확대하기로 한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의 전략적 자산 배분 국내 주식 상향 허용 한도는 18.8%에서 19.8%로 상향되어 바뀌게 됩니다.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율은 19.1%로 추정되므로, 허용 범위 내에 들어가게 됬습니다. 기금운영위원회 위원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4개월 연속 허용 범위 이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장 대응이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뉴시스

국내 증시에서 855조원을 굴리는 큰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율은 1월 말 기준 21%로, 올해 말 목표치(16.8%)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하면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이에따라 국내 주식 보유 비율이 정해져 있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올 들어 16조48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연기금 내에서 국민연금의 비율이 큰 만큼, 대부분의 순매도 금액은 국민연금 몫이었을 것으로 해석됩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작년 12월 24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연속 51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가, 3월 15일과 16일에 일시적으로 순매수로 돌아섰다가 다시 17일부터 지금까지 18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연금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다’면서 비난했고, 국민연금은 이러한 여론에 밀려 2011년 이후 바뀌지 않았던 국내 주식 목표 비율 허용 한도를 10년 만에 처음으로 조정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MBC뉴스

이번 기금위 결정의 핵심은 국내 주식투자 비율 목표치(16.8%)는 건드리지 않는 대신, 전략적 자산 배분(SAA) 허용 범위(±2%→±3%)를 조정한 것입니다. 전술적 자산 배분 한도는 현행 ±3%에서 ±2%로 조정 축소해 국내 주식의 총 허용 범위는 ±5%가 유지됐습니다.

 

원칙적으로 국민연금은 목표치의 ±5%까지 자산 보유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전략적 자산 배분 허용 범위(±2%)를 넘기게 되면 기금위에 보고해야 하는 등 제약이 많아서 실무선에서는 ±2%를 기준으로 주식 비율을 조절합니다.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 지침에 따라 전체 자산에서 국내 주식 비율을 올해 말 16.8%로 맞춰야 했습니다. 지난 1월 말 전체 적립금 855조원 중 국내 주식은 180조원으로 21%에 달했습니다.

 

여전히 목표치 대비 높은 수치이므로 2~3월에도 국민연금은 주식을 연일 팔아야 했습니다. 이에 지난 3월 말에는 국내 주식 비율이 19.1%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원래 지침대로라면 18.8%까지 낮춰야 해서 2조6000억원가량 추가로 더 처분해야 하지만, 기금위의 투자 비율 상한 확대 결정으로 더 이상 팔지 않아도 문제가 없게 되었습니다.

 

반면 기금위의 이번 결정이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자산 비율을 줄여나가겠다는 대원칙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주식 투자 상한은 19.3%(17.3%+2%)였는데, 이번 결정으로 올해 말 목표치는 19.8%(16.8%+3%)까지 늘어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동아일보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기금 규모가 갈수록 커지기 때문에 국내 주식 보유는 축소가 해답”이라고 입장을 밝혔었습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국내 주식 매도 압력을 낮추기 위한 안건을 논의했지만 4.7 재보궐 선거를 의식해 결론을 내지 못하다가 선거가 끝난 뒤 열린 이날 회의는 리밸런싱(목표 비율 조정)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원포인트 회의’였습니다. 기금위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국민연금의 줄매도에 대해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인 행동’이라며 비판해 온 개인 투자자들은 기금위의 이번 결정에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코스피가 더 오를 여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에따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대량 순매도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연금 지급 등을 위해 국민연금이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 국내 증시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은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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