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갈수록 치열해져 가는 반도체 시장에서 이번에는 만년 4~5위권이었던 마이크론이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우려할만한 깜짝 뉴스를 지난해 11월부터 계속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를 고객사에 공급했다는 소식이었는데 176단 낸드플래시는 아직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산조차 하지 못하는 차세대 제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이크론은 올 1월에는 “4세대 10㎚(나노미터, 1㎚=10억분의 1m) D램을 양산했다”라고 선언합니다.

이 역시 세계 최초이며 이로써 마이크론에 2연타를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마이크론의 대반격

 

갈수록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의 ‘자국 반도체 지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입지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D램 시장의 71%, 낸드플래시 시장의 45%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기업이 아직까지는 장악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사업 경쟁력을 판단할 때 기술 및 원가(수율) 경쟁력과 시장 대응능력 그리고 설비투자 능력 등을 지표로 삼고 잇는데 작년 11월 이후로 국내 업체들이 이미 마이크론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두 번 연속 빼앗겼다는 것은 핵심 경쟁력 지표인 기술력이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1위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3위권 업체와의 기술 격차는 2년 안팎이었으나 현재는 이기술격차를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게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예로 낸드플래시에서 삼성전자는 2018년 7월 96단 V낸드, SK하이닉스는 2019년 6월 128단 4D 낸드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고 마이크론은 2020년 2분기에 들어서야 128단 낸드 생산을 시작했더 상황이었으나 이제는 마이크론이 그보다 더 앞선 176단 낸드프래시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D램에서도 1~3세대 10㎚ D램(1a·1b·1c D램) 관련 최초 타이틀은 삼성이 가지고 갔었으나 올 1월에는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로 가장 앞선 4세대 D램을 양산했다는 것입니다.

한국=D램 세계 1위 타이틀이 무색해지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1등의 덫과 한계상황의 반도체 공정

 

이렇듯 기술격차가 좁혀진 가장 큰 원인은 바로 1등의 덫입니다.

초미세공정이 한계 상황에 다다르면서 1위 업체가 새롭게 한 발 전진하는 것은 후발업체가 열 걸음 따라붙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것입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신기술 개발을 위해 조(兆) 단위 자금과 1년 이상의 시간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으나 후발업체들은 훨씬 적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삼성전자를 쉽게 따라붙고 있습니다.

바로 앞선 업체의 기술 로드맵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반도체 기술의 개선이 한계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기술의 진화가 한계에 이르면서 더 이상의 기술개발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정부지원의 차이

최근에 미국, EU 등 주요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100조 원이 넘는 자금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인데요.

EU가 2030년까지 18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를 했으며 마이크론도 미국의 ‘반도체 전략무기화’ 정책을 등에 업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메모리에 집중하던 설비 투자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에 분산해서 투자해 애 할 할 상황이나 정부에 기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6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SMIC의 매출 대비 정부 지원금 비중은 6.6%(2014~2018년)였으며 마이크론도 정부 지원금이 매출의 3.3%를 차지하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정부지원금 비율은 각각 0.8%와 0.5%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을 끌고 갈 동력은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미 많은 산업분야가 중국의 저가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그나마 최고의 앞선 기술력으로 버티고 있는 반도체 산업도 1등이라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힘든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